*유래와 전설*

김유신과 선녀

아리솔솔 2010. 1. 22. 17:18

<삼국유사>를 쓴 일연(一然)스님은 옛날 우리 조상들의 신기한 이야기들을 기록하면서 '이는 괴이한 일이 아니라 신비하고 성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속에 실려 있는 괴이하게 생각되는 일들이 사실은 우리 민족의 꿈과 얼이 스며 있는 신비스런 이야기이며, 우리 겨레에게 정서와 영원한 힘을 주는 생명력의 원천입니다.

 

  김유신과 선녀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 제1권에 실려 있는 ‘김유신(金庾信)’ 조를 엮은 것이다.

  김유신(金庾信)은 각간(角干) 김서현의 큰아들로, 신라 진평왕(眞平王) 17년에 태어났는데, 등에 북두칠성 모양의 점이 있었다.

  검술을 익혀 18세에 국선(國仙)이 되었는데 어디서 온 사람인지 모르는 백석(白石)이란 낭도와 사귀게 되었다. 김유신이 삼국을 통일할 뜻을 품은 것을 안 백석이 김유신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고구려와 백제를 치려면 저와 함께 먼저 고구려에 잠입하여 그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김유신은 백석의 그럴 듯한 말에 넘어가 밤에 몰래 고구려를 향해 출발했다.

  어느 산마루에서 쉴 때 처녀 두 명이 뒤를 따랐고, 골화천(骨火川)이란 곳에서 잘 때 갑자기 처녀 하나가 또 나타났다.

  김유신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녀들은 김유신에게 맛있는 과일을 주었다. 김유신은 친절한 아가씨들에게 고마움을 느껴 자기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처녀들은 백석을 떼놓고 숲속으로 혼자 오라고 속삭였다.

  숲속으로 간 김유신은 깜짝 놀랐다. 처녀들은 온데간데 없고 선녀 셋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림(奈林)ㆍ혈례(穴禮)ㆍ골화(骨火) 등지의 호국신입니다. 지금 당신은 적국 첩자의 꾐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당신에게 알려 주려고 이 곳에 온 것입니다.

  여신들은 말을 마치자마자 사라져 버렸다.

  김유신은 숙소로 돌아와 백석에게 잃어버린 물건이 있으니 돌아가자고 하였다. 집으로 돌아온 김유신은 백석을 옥에 가두고 심문했다.

  “저는 본래 고구려의 첩자로 공을 죽이기 위해 왔습니다.”

  백석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고구려의 강물 하나가 거꾸로 흐르는 이변이 생겨 추남(秋南)이란 점쟁이를 불러 점을 쳤더니, 왕비가 음탕한 짓을 해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왕비는 화가 나서 점쟁이를 죽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왕은 그를 죽이기 전에 상자 속에 어미쥐 한 마리를 감추고,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아맞히면 살려 주겠다고 하였다. 점쟁이는 쥐 여덟 마리가 들어 있다고 대답해, 왕은 거짓말을 한다고 그를 죽였다. 점쟁이는 죽기 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죽어서 신라의 장군이 되어 기어이 고구려을 멸망시키겠소.”

  점쟁이를 죽이고 난 뒤 쥐의 배를 갈라 보니 새끼 일곱 마리가 나왔다. 그 후 고구려 왕은 그 점쟁이가 신라 김서현의 아들로 태어난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김유신은 백석을 죽이고 세 여신에게 성대한 제사를 지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