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풍산읍에 있는 하회 마을은 하회탈로 잘 알려져 있다. 하회별신굿에 쓰이는 탈은 본래 열 두 개였는데, 그 중 세 개는 없어지고 지금은 아홉 개인 각시탈, 중탈, 초랭이탈, 양반탈, 선비탈, 이매탈,부네탈, 백정탈, 할미탈이 보존되어 있다.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어 있는 하회탈에는 다음과 같이 전설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턱이 없는 이매탈에 얽힌 사연
옛날 안동에 허 도령이란 총각이 살았다. 허 도령은 온순하고 얼굴도 미남이어서 마을 처녀들이 모두 허 도령을 마음 속으로 좋아 했는데, 어느 날 밤 꿈에 마을의 수호신이 나타났다. "듣거라. 나는 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네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찾아왔느니라." "그게 무엇입니까." "탈을 만들어라. 그러나 탈을 모두 완성하기 전에는 절대로 여자를 만나서는 안 되느니라. 알겠느냐?" "네.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다음 날부터 허 도령은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고 탈을 만들 재료들을 준비했다. 그리고 문에 솔가지와 숯을 엮어 금줄을 쳐놓았다. 즉 사람들의 출입을 막겠다는 뜻이었다. 예전엔 남의 집에 금줄이 쳐져 있으면 사람들은 함부로 그 집에 드나들 수 없었다 한다. 드디어 허 도령은 방 안에만 들어앉아 열심히 탈을 만들기 시작했다. 얼마나 열심히 탈을 만들었는지 끼니 때가 되어도 배고픈 줄 모르고 밤이 되어도 잠잘 줄 몰랐다. 허 도령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탈을 만들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탈을 만들어 이제 마지막 탈인 이매탈만 만들면 끝이었다. 허 도령은 마지막 힘을 다해 이매탈을 만들었다. 한편 이 마을의 한 처녀가 허 도령을 매우 사랑하고 있었는데, 며칠째 보이지 않자 너무나 보고 싶고 걱정이 되어 어느 날 밤 살며시 허 도령의 집으로 달려갔다. 허 도령의 집으로 막 들어서려는데 대문 위에 금줄이 쳐져 있었다. 처녀는 안절부절 못하며 집 앞을 서성이다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집 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 섰다. 다른 방의 불은 다 꺼져 있는데 허 도령의 방에서만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처녀는 발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방 앞으로 다가가서 손가락 끝에 침을 묻혀 창호지 문에 구멍을 뚫어 방 안을 엿보았다. 열심히 탈을 만들고 있는 허 도령의 불빛에 비친 모습은 너무나 진지했다. "아, 도련님!" 처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허 도령을 부르고 말았다. 그러자 무아지경에 빠져 탈을 만들고 있던 허 도령은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허 도령과 처녀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허 도령은 피를 토하며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의 손에는 마지막으로 만들고 있던 이매탈이 들려 있었다. 이매탈의 턱을 만들려다 변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이매탈은 턱이 없다고 한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허 도령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해마다 제사를 지내 주었다고 한다. * 안동시 풍산읍 하회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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