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하는 눈
우리는 평범하고 예사롭기만 한 사물이나 현상에서도 예리한 관찰을 통해서 전에는 알지 못했던 뜻밖의 사실이나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의 새로움과 기쁨이란 우리들의 삶에 얼마나 큰 활력소가 되는지 그것을 체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한 작가가 플로베르다. 그는 한 개의 모래알도 똑같지 않을 정도로 정학하게 묘사하라고 했는데, 이 말은 그만큼 사물을 정확하게 관찰하라는 이야기다. 이런 플로베르를 스승으로 모시고 글쓰기를 배운 사람이 19세기 프랑스의 사실주의 작가 모파상이다. 그는 자신의 표현력이 시원치 못함을 느끼고 플로베르에게 표현의 비법을 물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날마다 자네의 집 앞을 지나가는 마차를 관찰하고 그것을 그대로 기록하게나. 그것이 글쓰기의 가장 좋은 연습이라네." 모파상은 스승의 말에 따라 한 이틀 동안을 관찰해 보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 단조롭고 따분해서 실상 관찰할 필요조차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플로베르는 이러한 생각을 갖고 찾아온 모파상에게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관찰이야말로 훌륭한 글쓰기의 연습인데 어째서 쓸모가 없다고 하는가? 자세히 살펴보게나. 개인 날에는 마차가 어떻게 가며, 비오는 날에는 어떤 모습인가, 또 오르막길에서는 어떠한가? 말몰이꾼의 표정도 비가 올 때, 바람이 불 때, 또 뙤약볕 아래에서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면 결코 단조로운 것이 아님을 알게 될 거네." 그 후 플로베르는 모파상이 원고를 가지고 올 때마다 더욱더 정확히 관찰하는 눈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모파상은 여기에 따라 끊임없이 글쓰기를 연습함으로써 후에 명작을 남길 수가 있었다.
중국의 서예가 왕희지 또한 그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필체가 그의 관찰력에서 나온 것이라도 한다. 그는 거위를 무척 좋아하여 그것들을 기르며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하는데, 특히 연못에서 헤엄칠 때 물을 힘차게 가르는 거위의 발동작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여기에서 새로운 운필법을 창안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하나의 사물을 제대로 관찰한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상투적인 인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며, 애정과 관심을 갖고 그것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기 위해서 집중적으로 마음의 눈까지 열어 보이는 행위이다. 이때 사물은 경이로움과 눈부심으로 자신들의 모습과 의미를 우리 앞에 드러내 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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