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 사진 안에서 우리는 어딜 보고 있는 걸까?
시선 속 대상이 생각나지 않네.
내가 살고 있는 대구에 오셔서
맛집으로 소문난 찜갈비 집에 갔는데 말이야.
시골집에서 혼자 살며
영양가 있는 식사 한 번 제대로 못하니까 모시고 갔던 것 같아.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시지 않는 엄마라는 걸 알면서도...
엄마!
엄마와 함께 다닐 수 있었던 사진 속 시간이 너무나 그리워.
그때 자주 모시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걸 후회도 되고.
늘 내 앞에 닥친 일이 우선이었고,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있으실 것 같아
다음다음으로 미루기만 했었어.
엄마 몸과 마음이 차츰차츰 고장 나는 줄도 모르고.
엄마!
지금 우리 맘에 가득 찬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어찌 줄어들 수 있을까.
엄마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 죄책감은
아마도 하나님이 우리 자식들에게 내린 형벌일 거야.
음식을 만들어 내 아이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먹을 때마다 엄마가 생각 나.
언젠가 요양원 침대에 앉아 내게 했던 말이 늘 뇌리에 맴돌곤 해.
엄마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적은 사람들한테 밥 해줬을 때였다고.
얼마나 외로웠으면 그랬을까.
얼마나 사람의 온기가 그리웠으면 그랬을까.
나의 눈과 입가에 깊은 주름이 파이고서야 엄마를 간절히 느끼게 되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어둠이 내릴 때면 엄마 생각으로 엉엉 우는 것밖에 없네.
엄마!
그나마 자주 찾아뵙고 싶은데, 시절이 그것도 허락하지 않네.
엄마 얼굴은 못 봐도 목소리는 듣지 못해도
엄마와의 정신적 끈은 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어.
올바르고 최선을 다해서 말이야.
엄마는 나의 정신적 지주였어.
그니까 엄마도 최선을 다해 몸과 마음의 끈 놓지 말아 줘.
코로나가 얼른 끝나 엄마 자주 볼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어.
엄마, 미안해요.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