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수필문학입문 9강

아리솔솔 2010. 1. 10. 22:24

문학은 개연성(蓋然性)을 바탕으로 하여 재창조된 세계이다


  문학은 '개연성(蓋然性)있는 허구(虛構)'를 통해 새로운 가치의 세계를 창조하고, 그 가치의 세계를 정서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개연성 있는 허구'란 곧 '그럴 듯하게 꾸민 것'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문학이란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인생이나 자연, 또는 역사나 현실 속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 즉 실제 생활에서 유추된 세계나 정서, 사상, 이상 등을 내용으로 하여 창조적으로 꾸며낸 새로운 세계인 것이다.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그 배경이 우리가 아는 곳과 너무 닮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쓴 것 같아 놀라기도 한다. 또한 실제 인물이 주인공이 되기도 하며, 소설의 주인공이 우리의 부모나 친구들과 똑같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예들을 보면, 소설은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나 소설이 곧 현실은 아니다. 현실에서 소재를 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작가의 시각과 작품의 성격에 따라 현실을 재구성한 것이다. 어떤 것은 빼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강조하여 두드러지게 하기도 하며, 또 어떤 경우에는 간단히 스쳐 지나가는 것도 있다. 이와 같이 소설은 현실을 소재로 하여 재창조된 세계이다.
  문학의 허구적 속성은 소설이나 극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시인이 달밤의 어떤 마을 풍경을 시로 쓸 경우 마을의 모양과 길, 냇물, 정자, 나무 등과 같은 실제의 사실과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시인이 드러내려는 마을의 달밤 풍경에 대한 이미지와 그 의미에 맞는 상황을 설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도 허구의 한 양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문학은
어떤 사실적인 진리를 전달하거나 어떤 주장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유추된 하나의 독립된 세계를 창조하기 위한 것이다. 문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를 만들어 완결된 구조를 이룬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의할 점은 허구가 문자 그대로 '거짓으로 꾸민 것'이라면 독자는 문학에서 즐거움과 인생의 의의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허구는 새로운 인생과 현실에 대한 창조 정신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며, 인생에서 참된 삶의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이것이 문학에서의 진실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