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빛낸언어*

우리들의 창

아리솔솔 2009. 9. 1. 15:45



"인간들은 대개 집에다 창문을 만들지요.

너무 작아서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창문 말입니다.

심지어 이 공기 탁한 서울에서 나무 한 그루 없는 삭막한 길로라도

창을 내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인간들은 말이지요, 모두가 그리워서 그래요.

그리워서 창문을 만드는 거예요.

대문처럼 크게 만들면 누가 들어오니까 작게, 또 대문처럼 크게 만들면

자신이 못 견디고 아무나 만나러 나갈까 봐 작게, 그렇게 창문을 만드는 거예요.

몸으로는 만나지 말고

그저 눈으로 저기 사람이 사는구나, 그림자라도 서로 만나려고

아니 그림자만 얽히려고

그래야 아프지 않으니까, 그림자는 상처받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