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하루5*
폭설
아리솔솔
2021. 12. 26. 15:42
<덕유산 풍경>
2021년 12월 26일의 날씨가 매섭다.
마당이 종일 꽁꽁 얼어 있고 바람도 날카롭다.
크리스마스인 어제 날씨도 추웠지만
그래도 한낮엔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흙의 느낌은 있었다.
강원도와 남쪽 목포 쪽으로는 폭설이 내렸다.
신안으로 여행 간 친구가 영상을 보내왔다.
온 천지가 눈으로 덮인 풍경이었다.
발이 묶여 꼼짝 못 하고 있다며 투정하는데
나는 눈 오는 곳으로 당장 달려가고 싶었다.
눈이 쌓이고 쌓인 그곳에서 발이 꽁꽁 묶이고 싶었다.
혼자라도 좋을 것 같았다.
이곳 대구 하늘은 어제도 오늘도 가을 하늘처럼 푸르다.
해마다 눈다운 눈을 보기 어렵다.
올 겨울 들어 단 한 번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먼지처럼 잠깐 눈발이 휘날리긴 했지만 안 온 것이나 다름없다.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는 내 말에 남편은
눈 오면 일 다니기도 힘들고 차만 더러워지는데
뭐가 좋냐며 퉁명스럽게 답한다.
그래도 간혹, 폭설로 세상이 덮였으면 좋겠다.
점 하나도 없는 평평한 도화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