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빛낸언어*
깊은 골짜기
아리솔솔
2016. 8. 9. 14:39
그렇게 술잔을 비울 때마다 죄없는 기물들이 하나씩 박살났고
꿈을 반납하듯 희조는 그짓을 반복했다.
그것은 자기 분노였다.
거미줄 같은 희미한 빛을 잡아 혼신으로 빚은 형태들을
순간의 방심으로 모래처럼 허물고 만 자신에 대한 미움이었다.
기물들이 담벽에 부서져 나갈 때마다 윤희는 어깨를 흠칫했다.
희조의 꿈을 쌓아가기 위해 윤희와 가족들은 미완성의 파편처럼 제물이 되지 않았던가.
희조는 빛을 찾아 오르기 위해 가족들의 고통을 사다리로 디디지 않았던가.
잃어버린 빛을 동경하며, 보라로 외로운 기억의 무늬를 짜고 있었다.
일상이 순교.
삶이란 기둥을 파고 싶은 충동을 누르며 하루하루 극기해 왔다.
어둠에서 분출하는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