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들림시*
푸시킨의 시
아리솔솔
2015. 10. 17. 16:55
푸시킨의 시
영혼의 갈망에 밀려서
나는 사막에서 굶주리고 있었네.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진 천사가
십자가가 있는 길로 갈라지는 곳에서
내게로 내려오고 있었지.
그의 빛나는 손가락이
내 눈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네:
두려움 없는 진실의 예언자의 눈이
놀란 독수리처럼 깨어났네.
그의 손가락이 내 귀를 건드리자
울림과 소리가 가득 찼네:
하늘의 진동소리 들리고,
별을 헤치며 날아가는 천사,
바닷속 깊은 곳의 거대한 움직임,
땅 끝까지 늘어진 넝쿨의 손길.
그는 내 목 깊숙한 곳에서
입을 벌려 혀를 뽑는다
교만하고 죄많고 불안한 혀를,
그리고 놀란 입술 사이로
그의 피투성이 손을
현명한 가시, 뱀을 쑤셔 박는다.
내 가슴은 그의 칼에 산산조각 나고
내 팔딱이는 심장은 그가 앗아가 버리고,
구멍 뚫린 상처에 그는
불타는 석탄 덩어리를 밀어 넣는다.
사막의 모래에 나는 죽은 듯이 누웠고,
신의 목소리는 내게 명한다:
"일어나라, 예언자여, 보고 들을지어다.
복음을 곳곳에 전하여라.
육지를 건너 바다를 건너,
네 가슴을 너의 말로 태우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