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들림시*

애너벨 리/에드거 앨런 포

아리솔솔 2015. 7. 3. 11:20

 

 

 

애너벨 리 - 에드거 앨런 포

 

 

아주 오랜 옛날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아실지도 모를 한 소녀

애너벨 리가 살고 있었다.

날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일밖엔

소녀는 아무 다른 생각이 없었다.

 

바닷가 이 왕국에선

그녀도 나도 어린아이였지만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다.

천상의 날개 달린 천사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 할 그런 사랑을.

 

그것으로 인해, 오랜 옛날

바닷가 이 왕국에는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왔고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얼게 했다.

그러자 그녀의 고귀한 친척들이 몰려와

그녀를 내게서 빼앗아가

바닷가 왕국에 자리한

무덤 속에 가두어 버렸다.

 

우리의 절반도 행복하지 못했던

천사들의 시샘

바로 그것이 이유였다.

(바닷가 왕국 사람들은 모두 안다).

한밤중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숨지게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사랑은

우리보다 나이 든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우리보다 현명한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훨씬 더 강하여 천상의 천사들도

바다 밑 악마들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내지는 못했다.

 

달이 비치면 나는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을 꾸고

별이 떠오르면 나는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을 느낀다.

하여 나는 밤새도록 내 사랑, 내 사랑

내 생명 내 신부 곁에 누워 있나니

거기 바닷가 무덤 안에

물결치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 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