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솔솔 2014. 3. 17. 16:47

 

신고늄의 정오

 

 

 수직으로 칸칸이 나뉘어진

제 가슴만큼 물오른 풍경

반쯤이 안개로 뭉개인 정오 한 때,

오롯한 손길 그리운 신고늄이 산다

 목 축일 끼니 거르고

나른하게 지탱하는 가녀린 허리

길다랗게 치켜올라

제 세상만한 얼굴이 조용하게 웃는다

 마셔도 마셔도 흡족치 않을

빛세례 입맞추어

온 몸으로 먹여진 명암,

뒤켠을 따라붙은 그림자

 언뜻 스쳐나는 민들레 홀씨로 인한

부들거리는 날개짓

일찌감치 황토분 담에 심고

여기저기 햇살을 주어이는 신고늄이 산다